산 넘고 물 건너, 어린이 찾으러 가자!

– 케냐 신규 결연어린이를 찾아 떠나는 여정-

 

케냐 체모릴로 향하는 마타투 안, 가슴이 동동 조바심이 납니다. 시계 한 번 보고,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보기도 하고,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쏟아져 나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갑자기 멈춰 선 마타투.

3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차 수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겨우겨우 1시간 반을 달리고 또 달려 오늘의 1차 목적지인 체모릴 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후다닥 마타투에서 내려 체모릴 초등학교로 달려갑니다. 오늘은 또 어떤 즐거운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마타투를 타고 씽씽 달려…..는 저의 희망일까요?>

<수리만 3시간…속은 타들어갑니다>

한국의 후원자와 1:1 결연을 맺은 케냐 어린이는 약 150명. 케냐 지부가 위치한 카바넷 근방에 사는 어린이들도 있지만, 체모릴이나 체모링 갓처럼 오랜 시간 마타투를 타고 가야 만날 수 있는 어린이들이 다수입니다.

 

오늘처럼 신규 어린이를 조사하러 가는 날에는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얼굴엔 선크림을 꼼꼼하게 바르고, 열기를 가려줄 정글 모자를 씁니다. 오래 걸어야 하기 때문에 신발은 등산화를 착용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이에게 줄 간식까지! 완벽하게 준비했지만 오늘처럼 마타투가 고장나는 등 원하는 대로 일정을 소화할 수 없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그래도 긍정적으로 다시 출~발!

 

초등학교에 도착해서 오늘 만날 신규 어린이 비비안의 담당 교사인 ‘더글라스’ 선생님과 비비안의 이웃인 ‘딕손’을 만났습니다. 체모릴은 길이 깔려있지 않고, 집들도 드문드문 위치해 있어 현지인이 아니면 집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 두 분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더글라스, 딕손, 월드투게더 어린이결연 현지인 직원인 에미와 함께 마타투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렸습니다. 길은 점점 좁아지고, 선인장과 덤불이 무성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마타투가 들어갈 수 없는 지역에 다다르자 더글라스가 입을 열었습니다.

 

<파워워킹의 시작점….이렇게 30분을 걸었습니다>

 

“이제 마타투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에요. 내려서 걸어가야 합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타투에서 내려 뜨겁게 달궈진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모자를 썼지만 뜨거운 햇볕 때문에 정수리는 이미 후끈 달아올랐고, 발은 점점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을까요? 저 멀리 동그란 버섯모양의 귀여운 케냐 전통 가옥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길들의 연속…. 컨트롤 c, 컨트롤 v>

네 사람의 발자국 소리만 들리던 30여분의 뜨거운 파워워킹 시간이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사람들의 대화소리, 어린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 봅니다. 저 멀리 집 앞에 나와서 손을 흔들고 있는 무리가 보입니다. 마침내 오늘의 주인공인 비비안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비비안의 할머니, 비비안, 그리고 어린 동생들이 나와 저희를 맞아주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비비안의 집>

<월드투게더 직원 에미(우)의 질문 공세>

무엇보다 오늘은 비비안이 어린이결연 지원을 받기에 적합한지를 파악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확인할 것들이 많습니다. 비비안이 살고 있는 집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생활환경을 조사합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꿈은 무엇인지도 빼놓지 않고 물어봅니다.비비안의 할머니와 선생님인 더글라스에게도 성격이나 학습정도에 대해 질문을 합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비어있던 조사지의 빈 칸들이 글씨로 빼곡하게 채워졌습니다. 후원자님께 전달할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마지막으로 비비안의 할머니에게 어린이결연의 의미와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드립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비비안을 학교에 보내겠다는 약속과 서명’을 받습니다.

 

<지붕이 튼튼하게 지어졌는지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월드투게더 직원>

활동이 다 끝나고 짐을 챙기는 중에 할머니께서 다가오셨습니다.

“외국인 양반, 나랑 우리 손녀 같이 사진 한 장만 찍어줄 수 있어요?”

“그럼요! 물론이죠.”

<결연어린이 비비안(우)와 비비안의 할머니>

할머니와 손녀의 웃는 모습이 참 닮았습니다. 소중한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소중한 순간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마음 속에서 뭉클한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신규 아동 조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고된 하루에 몸은 이미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은 뿌듯했고 즐거웠습니다. 마타투가 만들어내는 먼지바람이 마치 구름처럼 푸근하게 느껴졌습니다.

 

글,사진_월드투게더 케냐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