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 집 다오!

– 케냐 어린이 주거환경개선 사업 스토리 –

 

만개한 꽃으로 화사하던 봄이 어느덧 지나가고 여름의 문턱에 접어들었습니다. 더위를 걱정해야 하는 우리와는 다르게 케냐는 오히려 날씨가 선선하다더군요. 우기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우기가 시작되면 케냐에는 비가 끊이지 않습니다. 현지인들은 우기에 대비해 미리 집을 점검합니다. 어디 무너진 곳은 없는지, 수리해야 할 곳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핍니다.

 

월드투게더는 올해 초 케냐 어린이 ‘아몬’의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병든 어머니, 그리고 정신질환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아버지와 살고 있는 아몬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5살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착한 어린이입니다. 아몬의 집이 곧 무너질 것처럼 위태롭다는 말을 듣고 월드투게더가 나섰습니다.

 

<쓰러질 듯 위태로운 아몬의 집>

 

쓰러질 듯 위태로운 아몬의 집

카바넷 시내에서 마타투(승합차의 일종인 대중교통 수단)를 타고 1시간을 달렸습니다. ‘캄체몬’이라는 시골마을에 도착했어요. 인사를 하기 위해 손을 흔들며 다른 한 손으로는 여동생의 손을 꼭 잡은 아몬을 만났습니다. 얼마나 걸어갔을까요? 진흙으로 쌓아올린 벽이 위태롭게 보이는 아몬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이 햇볕을 가리고는 있었지만 이마저도 지난 우기에 다 날아가서 남아 있는 슬레이트가 무심하게 얹혀 있었습니다. 진흙 벽은 세월의 흔적으로 군데군데 큰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조차 집을 수리하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아몬의 어머니는 간질로 일상생활 자체가 어렵고, 아버지는 정신질환으로 한번 집을 나가면 잘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오롯이 가정을 돌보는 것은 아몬의 몫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몬의 가족은 위험한 집에서 지난 우기와 올해 건기를 났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된 월드투게더는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새 집을 만들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붕을 책임질 튼튼한 슬레이트>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튼튼한 아몬의 집을 짓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고심 끝에 견적을 내보기로 했습니다. 공산품이 비싼 케냐에서 적절한 양의 재료를 저렴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처럼 여겨졌습니다. 우선 카바넷 시내에 있는 철물점에 찾아갔습니다. 완고한 상인을 몇 번이고 찾아가 설득한 끝에 저렴하게 지붕과 건설에 필요한 자제들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튼튼한 집이 될 거예요!>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하다구요!

건축자재와 슬레이트 지붕을 가득 싣고 다시 아몬의 집이 위치한 캄체몬으로 떠났습니다. 매끄럽지 않은 길을 짐이 한가득 실린 트럭으로 가느라 참 힘들었지만, 아몬의 가족들에게 기쁨이 될 생각을 하니 한편으론 얼마나 뿌듯했던 지요! 인부아저씨에게 건설 계획과 위치를 전달하자 기다렸다는 듯 바로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뚝딱뚝딱 나무를 자르고, 못을 박고, 사포로 모서리를 쓱쓱 다듬었습니다. 튼튼한 통나무로 뼈대를 세우고, 그 위에 각목을 이은 뒤 지붕을 얹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떤가요? 통나무가 언뜻 보기에도 튼튼해 보이지 않나요?

< 이제 지붕을 얹을거예요!>

공사 5일째 되던 날

건축이 시작되고 5일이 지난 시점에 저희는 드디어 지붕을 얹기로 했습니다. 이전 집보다 훨씬 커진 주거지 규모에 20개 정도의 슬레이트 철판이 필요했습니다. 이 슬레이트 철판 지붕으로 아몬의 가족들은 바람과 비를 피하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빗물을 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붕이 한 장 한 장 더해질 때마다 뿌듯함도 차곡차곡 쌓이는 기분이었습니다.

<우리가 나섰어요. 윙윙 어머니 교실!>

난관에 봉착하다

모든 것이 순조롭기만 했던 현장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목재의 값이 2배 이상 올라 예상했던 공사비용을 초과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공사를 도와줄 인부를 고용할 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벽면 공사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아몬의 가족과 월드투게더는 열심히 노력을 기울였지만 해결 방법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완성된 아몬의 집>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없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나요? 윙윙도서관 어머니 교실의 멤버들이 아몬의 가족을 위해 뭉쳤습니다. 어머니들은 아몬의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아몬의 가족에게 이자 없이 큰돈을 빌려주었지요. 덕분에 잠시 중단되었던 건설 현장은 다시금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아몬의 집이 완공 되었습니다.

 

 

“우리 집을 다시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비와 바람, 그리고 따가운 햇볕으로부터 우리 가족을 지켜줄 튼튼한 벽, 지붕을 볼 때마다 행복해요. 어려움 가운데 있는 저희 가족에게 따뜻한 마음을 내어주신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 

– 아몬 어머니-

 

우기가 올 때마다 집이 무너질까 걱정하고 두려워했던 아몬의 가정에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후원자님의 나눔으로 아몬의 가정에 새로운 주거지를 제공하고, 나아가 아몬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튼튼한 지붕아래서 우기와 건기를 보내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조금 더 단단하게 세워가는 아몬의 가정을 상상해 봅니다.

 

글/사진_월드투게더 케냐지부, 나눔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