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글라바! 미얀마와의 첫 대면

-3월 한 달 동안의 미얀마 파견 활동기-

 

(메기 육수로 맛을 내는 미얀마 전통국수 모힝가 국수)

 

3월 4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미얀마! 전통 음식 모힝가 국수로 아침을 시작하며 비로소 미얀마에 도착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나의 작은 도움으로 미얀마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마음에 막연하게 결정한 파견생활. 월드투게더 미얀마 파견간사가 되어 한 달 동안 어린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4번이나 있었고, 그 만남들은 제가 먼 타지로 오게 된 이유를 다시금 되새기도록 해주었습니다.

지금부터 이 만남들을 함께 보러 가실래요?

 

 

양곤 치과대병원의 마스코트, 장난꾸러기 Si Si Sein을 만나다

후원자님, 구개구순열에 대해 잘 아시나요?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산모의 영양섭취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개구순열은 입술 혹은 입천장이 갈라지는 질환입니다.

구개구순열 어린이들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모양새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과 따돌림을 당하며 등교를 포기하곤 하는데요. 월드투게더는 사회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운 구개구순열 어린이들의 수술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3월에는 지난 해 말에 수술을 마친 어린이들을 찾아가 수술경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Si Si Sein의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는 직원들)

 

공사 현장에 살고 있는 Si Si Sein을 만나기 위해서 차에서 내려 생전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물이 고인 웅덩이를 지나 도착한 곳에서 Si Si Sein은 월드투게더 직원들에게 낯을 가리며 어머니 품에 안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피부 색깔이 다른 저를 신기하게 쳐다보며 금세 다가와 팔을 잡아 보기도 하고 무릎 위에 올라오는 등 활발한 성격을 숨김없이 보여주었습니다.

 

(먼저 다가와 장난도 치는 활발해진 Si Si Sein과 한 컷)

 

Si Si Sein가 처음부터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닙니다. 생후 7개월 차에 구개구순열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을 했지만, 고열 증상이 심한 데다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술비용으로 인해 부모님은 아이의 수술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가 3살이 되던 2018년, 월드투게더에서 구개구순열 수술을 지원한다는 광고를 본 부모님은 희망을 갖고 수혜자 신청을 하였고, 그 결과 Si Si Sein은 작년 12월에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Si Si Sein이 직접 찍은 사진)

수술 후에 입술에서 느껴지던 불편함이 사라지자 Si Si Sein은 마음껏 소리도 내어보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활발한 면모를 드러냈습니다. 목소리가 커지고 발음이 좋아진 어린이를 보며 의사 선생님들의 얼굴에서도 뿌듯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던 구개구순열 어린이들이 이처럼 변화될 수 있다는 것에 감격을 느끼면서도, 어린이들이 변화될 수 있도록 저도 함께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잃지 않으리라 결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장난꾸러기들이 가득했던 흐모비(Hmabi)어린이 결연 사업장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던 흐모비(Hmabi) 어린이들)

 

“세야마밍글라바(선생님 안녕하세요)!”

“Let’s support for our wonder women!”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으로 찾았던 세 번째 출장지는 흐모비(Hmabi) 어린이결연 사업장이었습니다. 흐모비지역은 월드투게더 미얀마지부가 위치한 양곤에서 차로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책상도, 의자도, 선풍기도 없는 곳에서 나무 판자를 깔고 수업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어린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세계 여성들에 대한 수업에 반짝이는 눈으로 참여했습니다.

 

(흐모비에 살고 있는 어린이 헤르미온느, 집중을 잘 하던 어린이)

 

어린이들에게 양성평등 및 여성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어머니, 선생님 등 사랑하는 주변 여성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흐모비 지역 어린이들은 직접 꾸민 편지지에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미얀마어 ‘쩨주띤바래’를 적고 색종이로 하트를 접어 편지지에 붙이기도 했습니다.

 

(현지 직원에게 편지를 쓰고 부끄러워하던 어린이)

 

좀처럼 예체능 교육을 받기 어려운 미얀마 어린이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벅차고 감동적인 일이었습니다. 현지어가 능숙하지 못한 탓에 눈빛, 손짓으로 소통할 수밖에 없었지만, 함께 종이를 접고 편지를 꾸미며 더욱 가까워진 어린이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웠습니다.

예체능 교육 시간만을 기다렸다가 현지 직원에게 감사를 표했던 어린이들을 보니, 이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곳이라면 무거운 짐과 힘든 찻길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조금씩 성장하는 어린이들과 함께할 저의 1년 후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완성한 편지를 들고 찍은 기념사진)

 

미얀마로 파견을 온지 어느덧 한 달이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스스로 파견을 온 이유에 대해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어린이들이야말로 다소 외로운 타지 생활과 낯선 국제개발협력 활동에 도전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변화로 가득한 미얀마에서의 파견생활에 앞으로 어떤 만남들이 있을지 더욱 기대되네요!

 

글/사진_미얀마 장소영 간사, 나눔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