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후원자님의 마음에도

봄이 오나봄!

-베트남 어린이결연 활동기-

 

신짜오!(안녕하세요). 베트남에서 인사드립니다. 2019년이 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꽃이 만발하는 봄이 되었습니다. 한국은 벚꽃이 폈다던데 베트남은 이제 슬슬 무더워지기 시작했어요. 후원자님 따뜻한 봄날을 만끽하고 계신가요?

후원자님께 오늘 선물을 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후원자님의 마음을 봄처럼 화사하게 만들어줄 결연어린이들의 편지입니다. 후원자님께 편지가 도착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요? 베트남 결연 어린이들을 만나 살펴봤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초록으로 무성한 곳, 띵자에 갑니다!

하노이에서 차로 4시간을 달려 결연 어린이를 만나기 위해 타잉화성의 띵자현에 도착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초록색 논이 넓게 펼쳐져 있답니다. 결연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가니 아이들은 이미 정답게 인사를 나누고 있네요. 어린이들은 한 달 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어색함이 제로! 서로 장난치기에 바쁩니다. 더운 날씨에 미리 가져온 부채를 부쳐주며 활동이 시작되길 기다립니다. 고사리 손으로 만든 부채 하나에 아이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렸습니다.

<후원자님은 남자일까? 여자일까?>

<투이의 설명이 이어지자 고민에 빠진 친구들>

내 그림을 후원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이번 달에는 후원자님께 편지를 쓸 거예요.” 베트남 직원인 투이가 앞으로 나와서 오늘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자 떠들고 웃던 아이들은 이내 눈을 크게 뜨고 경청합니다.

“어떡하지 나 그림 잘 못 그리는데….”

“후원자님이 내 그림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까? 좋아하실까?”

<후원자님은 눈이 아름다운 미인일거야!>

어린이들의 얼굴에서 설렘 반 긴장 반, 두 가지의 감정이 교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편지 쓰기를 시작하자 다들 고민에 빠진 표정이지요? 한번도 본 적 없는 후원자님의 얼굴을 그리라고 하니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지나 봅니다. 어린이들은 많은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 뭐 그리는지 좀 보여줘봐!  어린이들의 아우성>

“후원자님과 제가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을 그려도 되나요?”

“제 생각에 후원자님은 예쁜 공주일 것 같은데 맞나요?”

“후원자님은 저처럼 배를 타길 좋아하시는 분이었으면 좋겠어요. 배를 탄 모습을 그려도 되죠?.”

 

흥미롭게도 어린이들이 저마다 생각하는 후원자님의 모습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웃기 바빴던 친구들이었는데 연필을 들고 사뭇 진지하게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니 왠지 대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그림 그리기!

자  미술의 1단계는 언제나 스케치이죠! 어린이들의 그림을 살짝 훔쳐볼까요? 집중한 아이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조심조심 다가가 촬영했습니다.

궁금해서 조금만 보여 달라고 했더니 아래 사진의 친구는 부끄러운지 바로 그림 뒤로 숨어버리네요! 이건 자신과 후원자님 둘만 볼 수 있는 비밀이라고 합니다.

한편, 그림 그리기에 자신이 없는 몇몇 어린이들은 선을 그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그럴 때는 선생님 같은 월드투게더 직원 분들이 나서서 도왔습니다. 옆 친구는 어떻게 그리고 있나? 막막할 때에는 친구 것도 한 번씩 슬쩍 봐주고요. 이게 뭐야? 함께 웃음을 터뜨립니다.

이제 스케치가 끝났으면 예쁜 색으로 색칠을 해야겠죠. 알록달록한 색연필을 보자 신나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해맑았습니다. 알고 보니 베트남에는 한국처럼 고품질의 필기구가 흔하지 않고 가격 또한 비싸다고 하네요. 그래서 다들 흥분을 감추지 못한 것이었군요!

후원자님께 메시지 쓰기

그림을 마무리하고 이제 마지막 단계만 남았는데요. 바로 후원자님께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쓰는 것입니다. 편지의 남은 부분에 자를 이용하여 반듯하게 줄을 긋고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써내려 가는데요. 어떤 어린이들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지 편지지 가득 글씨로 빼곡하게 채웁니다. 놀랍게도 결연어린이들 모두가 컴퓨터 폰트 같은 완벽한 글씨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베트남에는 명필들만 모였나 봅니다!

후원자님을 사랑하는 어린이들!

친구들의 그림을 살펴보니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무와 꽃 같은 식물을 그려 놓은 친구들이 많았어요. 아마 후원자님 또한 어린이들처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또 다른 공통점은 후원자님을 자신과 똑같은 성별로 그렸다는 점입니다. 이런 경향은 나이가 어릴수록 강하게 나타났는데요. 여자 어린이들은 후원자님을 여성으로, 남자 어린이들은 남성으로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순서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후원자님께서 보내온 답장을 함께 읽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달에도 한명의 어린이가 후원자님께 편지를 받았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편지를 낭독한 후에도 계속 눈을 떼지 못하고 몇 번이고 글을 읽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함께 동봉된 후원자님의 사진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답니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후원자님의 편지 한 장이 아이들에게는 큰 힘과 동기부여가 됩니다. 결연어린이의 마음이 전해졌다면 햇살이 좋은 오늘 같은 봄날, 오랜만에 손편지 한 번 써보는 것, 어떠신가요?

 

글/사진_베트남지부 강동희 간사, 나눔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