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케냐에 비행기를 날려보자!

-케냐 어린이결연 활동기-

 

체모링갓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차로 5시간 남짓 떨어진 카바넷으로부터 한참은 더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오지입니다. 털털거리는 차를 타고 눈이 시리도록 먼지가 폴폴 날릴만큼 달리고 또 달려 도착한 체모링갓. 오늘의 어린이결연 활동이 열리는 곳은 마링곳학교입니다.

 

월드투게더가 케냐에서 어린이결연 사업을 시작하던 2008년, 학교에 다닐 나이가 되었는데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하거나, 유목 생활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부모님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는 어린이들에겐 아득히 먼 일처럼 보였습니다. 먹고 살기에만도 벅찬 부모님들은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었습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체모링갓의 어린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여전히 학교는 열악하기 그지없지만, 어린이들은 달라졌습니다. 한국의 후원자님과 결연이 된 체모링갓의 어린이들은 부모님과 후원자님의 든든한 지원 아래서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달라지지 않은 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이 어린이들의 미소! 순수하고 밝은 어린이들의 미소는 언제 봐도 흐뭇하기만 합니다.

 

야, 이거 대단하다! 대단해

 

한 달에 한 번 월드투게더는 어린이들을 만나러 갑니다. 결연물품을 지급하는 동시에 어린이들과 함께 결연 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사랑하는 나의 조국에 편지를 쓰기’ 입니다. 크고 동그란 어린이들의 눈이 더 커졌습니다.

 

“어떻게 케냐에 편지를 써요? 누가 받아요? 대통령이 받아요?”

질문이 쏟아집니다. 어린이들에게 후원자님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우리 ‘케냐’뿐만 아니라 200개가 넘는 나라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국가와 국민이 어떤 관계인지,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나의 조국 케냐에 ‘고마운 점, 바라는 점, 칭찬하고 싶은 점’을 글자와 그림으로 표현해보라는 거창한 숙제를 내줬습니다.

 

처음에는 당황해하는 어린이들이 웅성웅성 거렸지만, 색색의 종이와 펜을 쥐어주니 이내 무언가를 끄적이기 시작했습니다. 교실 안은 무중력상태에 있는 듯 초집중 상태. 종이와 연필심이 맞닿는 기분좋은 사각거림만이 들릴 뿐이었습니다.

 

“평화를 지켜줘서 고마워”

 

평화는 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모두의 소원이라 했던가요. 어린이들이 케냐에 가장 고맙게 느낀점은 놀랍게도 바로 ‘평화’였습니다. 많은 이들의 숭고한 피와 기나긴 기다림이 만들어 낸 평화. 이 평화의 가치를 알고 자부심과 감사를 느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제 마음에 더 큰 감사가 일어났습니다.

사실 케냐에는 때때로 부족간의 갈등으로 주민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경우가 있고, 체모링갓에서 멀지 않은 지역에서도 간간히 그러한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평화’를 지켜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케냐의 어린이답게 아이들은 케냐가 간직하고 있는 자연에 고맙다고 합니다. 또 이 자연을 계속 보존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자신들도 동물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오래도록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까지 편지 내용에 적어내려갔습니다. 너무나 기특하지 않나요? 

 

 

어린이들이 케냐에 쓴 편지를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해보았습니다. 나온 편지를 모두 동봉해 케냐 대통령에게 보낼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런 어린이들의 소원과 감사가 마음만이라도 전달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려보기로 했습니다.

 

종이접기를 처음 해보는 어린이들이 대부분이라 종이접기를 알려주고, 함께 파란 하늘에 날려보았습니다. 슝~

 

정확하게 반을 접는 것부터, 야무지게 손톱으로 눌러 마무리 하는 것까지 말 그대로 하나부터 차근차근 알려줘야 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서로 도와가며 마침내 편지를 담은 각자의 비행기를 다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작은 배움 하나에 신기해하며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 낸 비행기를 얼른 날리고 싶어 엉덩이를 들썩이는 아이들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요!

 

“애들아, 나가자!”

 

신난 아이들을 보면 저는 더 신이 납니다. 마당에 일렬로 선 아이들에게 “하나, 둘, 셋!을 세면 비행기를 이렇게 날리면 되는 거야!” 라고 설명을 한 뒤 숫자를 셉니다. 뜨리, 투, 원! 사방으로 정신없이 날아가는 비행기가 마치 톡톡 튀는 밝은 어린이들을 보는 듯 했습니다.

 

한 번 더 날리고 싶다는 아이들의 적극적인 의견을 반영하면서, 재미를 더하는 차원으로 가장 멀리 비행기를 날리는 아이에게 선물을 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하나, 둘, 셋! 신통하게 한국어를 알아들은 아이들은 제때 비행기를 날립니다. 승자에게 주어지는 건 작은 사탕 하나. 아이의 입안에 가득 퍼진 그 달콤함이 아이의 미소를 통해 전해집니다.

 

대단한 수업은 아니지만 어린이들에게 월드투게더와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길 희망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한국의 후원자님들의 관심과 사랑이 어린이들에게 더 풍성하게 전해지도록, 또 어린이들의 순수함과 행복이 후원자님들께 생생하게 전해지도록 앞으로도 어린이들의 기쁨에 열심히 동참하겠습니다. 월드투게더 어린이결연의 중심은 언제나 ‘어린이’에게 향해있고, 그 어린이 곁에는 후원자님이 계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