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리는 가족이 됩니다.

– 케냐 어린이결연 특별활동 리포트 –

 


봄과 반갑게 재회하자마자 재빠른 속도로 한국에 더위가 찾아왔다는데, 다들 무더위 속 안녕하신가요? 케냐는 무섭게 비가 내리는 우기가 끝나가는 터라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날씨랍니다.

우기가 시작되면 월드투게더 케냐지부에는 걱정거리가 하나 생깁니다. 바로 월드투게더 케냐의 사업지인 포콧 지역에 방문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후원자님께서 어린이들을 위해 보내주신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한 달에 최소 2번 이상은 포콧 지역으로 들어가는데, 비가 많이 오면 마을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답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습니다! 다행히도 어린이결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날에는 햇빛도 쨍쨍, 날씨 맑음! 화창! 그래서 더욱 기쁜 마음으로 어린이들과 만날 수 있었답니다.

‘나와 월드투게더는 어떤 관계일까요?’

 

케냐지부에서는 결연 활동을 더욱 의미있게 진행하기 위해 결연 물품을 지원할 때마다 매번 특별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나, 가족, 사회, 국가, 아프리카, 우주를 주제로 결연 활동을 기획했는데요. 3월부터 5월까지 ‘나와 월드투게더’, ‘사랑하는 후원자님께 소개하고 싶은 우리가족’이라는 내용으로 어린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결연어린이들에게 월드투게더는 어떤 곳일까요?  ‘나와 월드투게더’를 표현하는 티셔츠를 함께 만들어보았습니다. 물감과 붓을 처음 보는 몇몇 아이들이 쭈뼛거리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옆의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슬쩍 보더니 쓱싹쓱싹 작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에게 예시로 보여주기 위해 제가 먼저 만들어 본 티셔츠)

(결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어린이들)

(그림을 그리는 케냐 어린이)

 

결연어린이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티셔츠를 월드투게더 어린이결연 유니폼으로 생각하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매 프로그램마다 꼭 챙겨입고 오는데, 어찌나 사랑스러운지요. 티셔츠에 자신의 이름을 대문짝만하게 그려놓은 친구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주면 아이들은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수줍게 웃습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어린이들의 웃는 모습은 참 아름답지요. 특히, 우리 케냐의 결연어린이의 미소는 맑고 파란 케냐의 하늘과 똑 닯아 있습니다. 웃는 어린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에 있던 걱정거리들이 사라질 만큼 맑아지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

“염소, 닭, 소도 우리 가족이에요.”

아이들이 생각하는 가족에는 부모님, 형제자매뿐만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도 포함됩니다. ‘후원자님께 소개하고 싶은 우리 가족’의 그림그리기를 했는데 염소, 닭, 소 등등 동물을 먼저 그리는 아이들도 있었지요.

스케치북 한 면이 부족할만큼 큼지막하게 그림을 그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한쪽 귀퉁이에만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림을 통해 나타나는 아이들의 성격을 발견하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답니다.

 

뭐가 그리 비밀스러운 건지 고사리 손으로 꼭 가리고 그림을 그리는 루카.

종이에 빨려 들어갈 듯 집중하여 그리는 아이의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럽지 않나요? 케냐에서는 예체능 과목이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들의 투박한 그림이 더 신선하고 전달력도 강한 것 같습니다. 화려함을 좋아하는 케냐 사람들답게 아이들도 다양한 색깔로 그림에 옷을 입혔습니다.

 

케냐의 어린이를 후원해주시는 한국의 후원자님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현장을 들여다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어린이들이 도움을 필요로하고 있습니다. 결연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친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프로그램 장소를 배회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더 많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그리고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어린이들이 직접 고른 색을 입히며 각자의 개성대로 티셔츠에 그려놓은 그림들처럼, 어린이들의 미래가 다양한 꿈으로 생생하게 자라나기를 응원합니다.

 

글/사진_월드투게더 케냐지부 남지인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