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경적소리와 사람들의 인파로 분주한 베트남 하노이의 한 레스토랑. 이곳에 보조요리사로 일하는 륵(Trinh Tuc Luc)이라는 청년이 있습니다.월드투게더 어린이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의 꿈을 이룬 그를 만났습니다.


딸랑, 딸랑! 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반갑게 인사하며 맞아주는 직원들 뒤로 흰색 조리가운을 입은 늠름한 륵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17년 4월 결연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어떻게 지냈을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륵은 한국나이로 19살. 하노이에서 살게 된지 이제 3개월 차입니다.

 

“이 레스토랑에서 서빙 업무부터 시작했어요. 요리사가 되고 싶어서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열심히 일했어요. 그걸 좋게 봐주셨는지 보조 요리사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아직 정식 요리사는 아니에요. 지금은 간단한 요리를 돕는 보조 업무를 하고 있지만, 틈틈이 메뉴를 공부하고 요리연구도 하고 있답니다.”

고향에서 륵은 몸이 불편한 할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할머니를 위해 요리하던 것이 자연스럽게 요리사를 꿈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7년 어린이결연 프로그램 참여 당시 모습(뒷에서 오른쪽 두번째)

“다른 사람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일이 정말 즐거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조금씩 미래를 생각하면서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결심하게 되었죠. 제가 요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처럼 멋진 일은 없을 거예요.”

 

륵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동안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던 옌딩을 떠나 하노이로 올라왔습니다. 처음엔 무척 두려웠다는 륵, 하지만 많은 분들이 용기를 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어려운 시절 후원자님으로부터 받은 응원과 지원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며 후원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부모님이 안계세요. 그래서 할머니와 단 둘이 생활하고 있었어요. 할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제가 공부를 계속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어려운 환경이었기 때문에 사실 중학교까지 진학한 후에 집 주변 공장에 취직하려고 했거든요. 하지만 후원자님께 도움을 받고 나서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륵은 매달 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과 학업지원을 받으며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고,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고등학교 진학에 무엇보다 기뻐했던 분은 륵의 할머니였습니다. 그는 할머니를 위해, 그리고 생면부지인 자신에게 한국에서 후원금을 보내주신 후원자님을 위해 열심히 살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되었다며, 꿈을 찾게 된 것은 혼자서는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웃어보였습니다.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되었고, 그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고 의지할 수 있게 되었어요. 매달 결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만난 마을 친구들 역시 큰 힘이 된 친구들이에요. 제가 비록 하노이로 옮겨왔지만, 지금도 친구들과 꾸준히 연락하며 잘 지내고 있답니다!”

 

륵은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배우고 돈을 모아서 전문대학교에 진학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요리사가 되면 한국의 후원자님, 그리고 고향에 있는 할머니를 위해 멋진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 했습니다.

 

매일 꿈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륵. 인생의 출발점까지 함께 손을 잡고 걸어주신 후원자님께 감사하다고 말하는 륵의 표정에서 ‘자립’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주신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