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피부를 가진 한국전의 용사들

 

영예금을 지급해드리러 가정방문을 다닐 때면 정말이지 좁고 더러운 집에서 어렵게 살아가시는 참전용사 분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영예금이 지급되기 전까지는 참전용사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사실상 거의 없었다고 한다. 너무 늦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60년만에야 그 은혜를 조금씩이나마 갚아가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참전용사에 대한 관심은 극히 낮다. 나조차도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그들에 대한 별다른 지식도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느끼는 거지만 뭐든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삶을 누릴 수 있는 이유는 60년 전의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을 만날 때면 감사하다면서 한국을 축복해주시곤 한다. 하지만 사실 먼저 감사해야 할 건 우리다.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의 일방적인 감사가 된다면 그만큼 씁쓸한 일은 없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할아버지들의 건강은 악화되고, 매달 2-3분씩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얼마 남지 않은 그들의 삶에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기억이 자랑스러움이 될 수 있도록, 먼저 감사하는 그리고 기억하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올 당시 살아계셨던 참전용사는 약 260명. 벌써 일년이 지났으니, 더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지 않았을까 싶다.

에티오피아에서 2년간 있으면서 돌아가신 분만 70명. 지난 달에 반갑게 만났던 분이 다음 달엔 영원히 잠들어 있기도 하고, 영예금을 드리러 방문했는데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기도 했다.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할아버지들이 여전히 살아계실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냥 살아계시리라 믿으며 추억할 뿐.

1950년, 한국이라는 작은 땅을 지키기 위해 낯선 땅을 밟았던 까만 피부의 용사들. 그리고 가난의 대물림으로 인해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거리에서 구두를 닦고 일용직을 전전하는 후손들. 우리가 매일 같이 그들을 기억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잊지는  않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이 글이 그들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글/사진_전 에티오피아 파견간사 김다슬